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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굴 가끔씩 나를 찾아오는 어둠이 있다. 스물여섯보다 조금 더 어렸던 지난날의 나는, 그 어둠이 형체 없이 다가와 내 발목을 잡고 밑으로 끌어내릴 때면 언제나 속수무책이었다. 아주 작은 점 같던 조그마한 어둠이 나도 모르게 어마무시한 형태로 커져서 나를 허우적거리게 만들었기에 땅굴로 들어가고 싶지 않아도 돌아보면 어느새 깊숙이 들어가 웅크린 내가 있었다. 이런 우울감을 그리고 나를 사랑하지 않음을 좀 더 다른 방법으로 해소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나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 주고 싶지 않은데, 이럴 때면 나도 모르게 상대방의 의도를 오해하곤 해 마음이 답답해졌다. 그렇게 되면 나는 내가 더 싫어지고, 또 싫어지면 땅굴은 더 커지고.. 밑바닥도 없는지 한없이 한없이 새로운 구멍이 생겼고 나는 그 속으로 계.. 2020. 4. 21.
[창원/마산] 합성동 옥상카페 별격, 햇살맛집이네 사진·글·디자인 brabbit.93 인스타로 알게된 별격은 채광이 좋은 5층 옥상카페다. 특히 인테리어가 예뻐서 오려고 벼르던 곳! 🙋‍♀️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5층을 계단으로 이동해야 하지만 그닥 상관없음. 운동되고 좋지 뭐 근데 숨이 찬다ㅋㅋㅋㅋㅋㅋ내 체력에 현타.. 카페 별격 합성옛길 142, 5F 네이처 컬렉션 건물 영업 12시-18시ㅣ일,월 휴무 코로나 안정화 전까지 단축 영업 중 4월8일-4월19일 사회적 거리두기로 임시휴무 입구에 사진 찍기 편하게 삼각대가 있다! 나올 때 사진파티 하기러함^_^ 공간이 아기자기해서 들어가자마자 구경하기 바쁘다. 그릇이나 테이블보 색감 배치도 정말 예쁘고, 분위기 진짜 좋은데 자리가 정말 아쉽다... 간격이 좁아서 대화 내용이 너무 잘 들리고 목소리 큰 손님 .. 2020. 4. 10.
As always, I need you 벌써 31번째 봄을 몰고 왔구나. 요즘은 유리병편지 공연이 끝난 뒤에 느꼈던 그때 느낌과 기분이 부쩍 생각이 난다. 공연을 보고 나올 때면 네 따뜻한 편지와 조금 더운듯한 살랑이는 봄이 마음을 둥실둥실 들뜨게 했었는데. 음원으로 듣던 목소리와 곡의 분위기가 실제 연주와 라이브로 인해 처음 들은 것처럼 다시 새롭게 느껴지던 그 감각은, 특히 그때만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벅차서 상기된 기분으로 집에 돌아가는 길에는 무언가로 가득차 에너지를 얻은 느낌과 행복하다는 감정이 넘실거렸었던.. 마음이 일렁인다. 외에는 아직 그 느낌을 표현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생각하면 참 마음이 따뜻해지다가도 좋아서 어쩐지 눈물이 날 것 같고, 그러다가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네 목소리와 공연에 나는 이토록 위로받고 많.. 2020. 4. 8.
[창원] 도계동 카페 커어피이(=코오히이) 맛있는 비엔나커피 사진·글·디자인 brabbit.93 깔끔하고 따뜻한 인상의 귀여운 카페 커어피이. 도리단길 카페 검색하다가 분위기 좋아서 눈여겨봤었는데 디저트 종류나 메뉴까지 증맬 내 스타일이라 두 번이나 다녀왔다! 코오히이 창원시 의창구 태복산로7번길 23 1층 영업 11시-22시ㅣ라스트 오더 21시30분 휴무 인스타그램 확인 필요 좋아하는 원목가구랑 라탄, 귀여운 소품 덕에 따뜻한 분위기ㅠㅠ 벽에 붙은 자리는 좀 불편하긴 한데 생각보단 앉을만했다. 하지만 역시 제일 좋은 자리는 커튼 안쪽 자리랑 창가자리! 비엔나코히(5.0), 과일요거트(5.5), 앙버터 스콘(4.5) 특히 좋았던 점은 먹는방법이었는데, 반으로 컷팅되어 나온 스콘을 기름종이에 넣어 감싼 뒤, 손으로 잡아서 념념 먹는 방식을 알려주셨다. 카페 가서 스.. 2020. 4. 7.
[창원] 상남동 파스타맛집 비스트로56 대존맛 사진·글·디자인 brabbit.93 창원 파스타 맛집을 검색하면 여러곳이 나오는데, 유독 호평이 자자해서 언제 한번 꼭 가보고 싶었던 비스트로56! 코로나로 임시휴무라 못가고 일요일 휴무라 못 갔다가 드디어 방문했다. 비스트로56 창원시 성산구 신사로 121 점심주문 마감 2시 30분 브레이크 타임 3시-5시 저녁주문 마감 20시 30분 주차불가 신경쓰지 않으면 열었는지 안열었는지 잘 모를 정도로 위치가 좀 생뚱맞은 곳에 있다. 평지가 아니라 반지하라서 처음에 문 닫은줄.. 불 꺼진 줄 알고 슬퍼하며 돌아갈뻔했다ㅠㅠ 공간, 분위기 무엇,,,,🙊 불빛은 조명만 있는데 적당히 어둡고 은은해서 들어가자마자 감탄했다. 이래서 밖에서보면 불이 꺼진 것 같아 보이는구나. 창원에 이런곳이 있다니.. 계단 내려가는 것.. 2020. 4. 6.
[창원/마산] 합성동 최애 카페 리메인 사진·글·디자인 brabbit.93 난 카페 가는걸 무척 좋아해서 혼자 가면 사부작사부작 열심히 놀다 오는데, 타지에 오래 살아서 그런지 사실 합성동에는 갈만한 카페가 딱히 없다고 생각했다. 카페가 정말 많지만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 메뉴가 있는 곳은 찾기 힘들기때문 그러던 찰나에 서치 망에 딱 걸린 카페가 주택을 개조한 2층 카페 리메인!! 뚜레쥬르 옆 골목으로 조금 들어가면 카페가 두 군데 나오는데, 더 안쪽에 있는 주택이 리메인 카페다. 리메인카페 창원시 마산회원구 3.15대로 745-3 1층 매일 12시-23시 주차불가 1층. 원목 가구랑 주황등 덕에 따뜻한 느낌이 든다. 차분한 분위기! 2층. 구조가 되게 독특하다. 다락방 2개, 가운데 소파 자리, 원형 테이블 자리 말고도 독립된 공간이 더 있.. 2020. 4. 3.
[창원/마산] 양덕동 다이닝센에서 외식하고왔당 사진·글 brabbit.93 코로나 때문에 집에만 있다가 집 앞이라도 걷자 해서 세 모녀끼리 산책 나왔던 날. 걷다가 커피한잔 하려다 갑자기 아예 외식을 하게됐다ㅋㅋ 엄마가 다이닝센 가는 게 어떠냐고 하셔서 몇시까지하나 급하게 검색하니 다행히 마지막 주문이 저녁 9시고 영업은 10시까지 한다고 되어있어서 여기로 결정했당 다이닝센은 부모님이 가끔 색다른 음식 드시고 싶을 때 온다고 들었는데 분위기도 꽤 괜찮고 스테이크, 리조또, 샐러드 등 메뉴도 다양한 편! 위치는 생각보다 구석에 있는데 공차 지나서 몇 걸음 걸으면 바로 나온다. 건물 들어가서 2층으로~ 다이닝센 양덕점 창원시 마산회원구 율림교로 9 2층 영업 11시30분-22시 Tel. 055-251-7722 우리는 고르곤졸라 피자, 샐러드 피자, 해물.. 2020. 4. 1.
아침과 밤 어릴 적 나는 방해받지 않는 늦은 밤이 좋았다. 어둠이 깊어지고 은은하게 빛나는 가로등 아래 오롯이 나만 서있는 느낌과, 모든 것이 잠들어 쓸데없는 소음이 없는 고요한 시간 덕분이었다. 시끄러운 게 싫어서 일부러 새벽에 깨어 활동할 때면 나만의 공간에 들어가서 소꿉놀이하는 기분도 들었다. 라디오를 들으면서 과제를 하다보면 날이 밝을 때도 종종 있었는데, 그때 창문을 살짝 열어놓으면 새벽의 축축한 냄새와 찹찹한 바람이 들어왔다. 나는 그 서늘함이 시원하고 좋았다. 어슴푸레한 새벽의 창 밖, 해가 뜰 때 천천히 밝아지는 방안의 빛도 너무 좋아하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20대 끝자락에 가까워지니 아침이 더 좋아져버렸다. 눈이 일찍 떠진 어느 날 따갑지 않게 슬쩍 들어온 햇살이 참 따뜻하고, 화사하게 반짝거리는 .. 2020. 3. 31.
제주도 먼 훗날, 나의 환상 중 하나는제주도에서 살랑살랑 부는 따스한 바람을 맞이하면서 푸르른 나무 옆 키 작은집 하나, 아담한 마당에는 귀여운 텃밭을 가꾸며 사는 것이다. 말 그대로 물아일체. 한 번씩 내가 입버릇처럼 중얼거리곤 하던 '승천하고 싶다'의 의미는 하늘나라로 가고 싶다는 의미가 아니라, 잡음 없는 자연으로 떠나 평화롭게 살고 싶다는 순수한 의미였다. 맑은 바다와 키가 큰 야자수, 구멍이 송송 난 낮은 돌담들. 제주도 하면 자연스레 펼쳐지는 풍경들은 생각만 해도 마음이 두둥실 떠다녔다. 눈을 감으면 철-썩 귓가를 두드리는 차분한 파도소리와 세찬듯해도 속 시원한 바람.. 그래, 이러한 자연 속에서 자유로이 헤엄치는 바람처럼 나는 이 모든 속박에서 벗어나 그저 몸을 뉘이고 싶었던 것이었다. 제주도는 먼.. 2020. 3. 28.
70. 나는 문득 언젠가 내 나이 70이 되면 그만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삶에 대한 미련이 그리 크지 않다고 생각했기에 그러했다. 내가 죽으면 그저 나무 한그루를 심어주었으면.고요하고 싱그러운 어느 푸르른 곳에서 나른한 바람을 맞으며, 새들이 지저귀는 노래를 듣고 햇살을 가득 품는 한그루의 나무가 된다면.평화롭고 따뜻한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면 그 얼마나 편안할까? 고등학생이 될 즈음 생각했던 것 같다. 너무 길게 살고 싶지 않아, 하고. 이 글을 본격적으로 구체화시켜 작성했던 스물다섯에도 이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70에서 수명이 조금 늘어나긴 했지만 70도 사실 그다지 나쁘지 않다. 난 정말 진심인데 그 당시 가족들은 내 이야기를 듣더니 나이도 어린 게 벌써 죽는 얘기를 하느냐고 타박을 했더랬다.나는 딱히 죽.. 2020.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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