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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나는 방해받지 않는 늦은 밤이 좋았다.
어둠이 깊어지고 은은하게 빛나는 가로등 아래 오롯이 나만 서있는 느낌과, 모든 것이 잠들어 쓸데없는 소음이 없는 고요한 시간 덕분이었다. 시끄러운 게 싫어서 일부러 새벽에 깨어 활동할 때면 나만의 공간에 들어가서 소꿉놀이하는 기분도 들었다.
라디오를 들으면서 과제를 하다보면 날이 밝을 때도 종종 있었는데, 그때 창문을 살짝 열어놓으면 새벽의 축축한 냄새와 찹찹한 바람이 들어왔다. 나는 그 서늘함이 시원하고 좋았다.
어슴푸레한 새벽의 창 밖, 해가 뜰 때 천천히 밝아지는 방안의 빛도 너무 좋아하는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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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20대 끝자락에 가까워지니 아침이 더 좋아져버렸다.
눈이 일찍 떠진 어느 날 따갑지 않게 슬쩍 들어온 햇살이 참 따뜻하고, 화사하게 반짝거리는 빛이 참 아름답게 느껴져서.
특히 화분에 내려앉은 빛에 한참을 눈을 뗄 수 없었다.
그래서 아침도 사랑하기로 했다. 아침햇살과 저녁의 은은한 주황 등이 난 너무 좋다. 요즘은 밤 새벽보다 새벽 아침이 더 좋아져서 밤에겐 조금 미안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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