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이어폰을 끼고 시끄러운 음악을 한곡 재생으로 돌렸다.
쿵쾅거리는 노래를 듣고있으면 나 대신 화내 주는 것 같아 조금 누그러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효과는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격한 감정으로 쏘아올려진 말은, 따발총처럼 그대로 귓가에 때려박혀서
제아무리 시끄러운 음악도 속수무책으로 당해버리게 만들었다.
이 순간만큼은 정말 말이 총보다 더하다고 느낀다.
순전히 귀에만 박힐까? 아니, 또 마음에 남겠지. 기억처럼 감정도 흔적이 남으니까.
사람의 마음과 정서를 해치는 것 중에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 사람의 혀가 단연 제일인 것 같다.
그걸 알고있지만. 오늘 또 한 번 새삼스레 칼보다 사람의 세치 혀가 더 날카롭게 마음을 베고, 할퀴고 지나가는 것을 느낀다.
말의 힘이라는 것은 뭘까.
휘두름에 따라 무기도 되고 약이 되기도 하는 이 말이라는 것의 힘이 오늘따라 무섭다.
나 또한 완벽하지 않은 인간이고, 상대방도 다 똑같은 건데 왜 남의 말은 쉽게 흘려들을 수가 없는 걸까?
다들 본의 아니게 실수하는거고 실수가 아니더라도 사람 사는 거 다 비슷할 텐데.
왜 이렇게 못 들은 척 그냥 넘기기가 힘든걸까..?
참 알고 들어도, 모르고 들어도 대처하기가 힘들다.
감정이라는 것은 또 뭘까.
감정이 격해짐에 따라 말의 수위도 조절하지 못하게 되고,
그 감정적인 말 한마디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다시는 회복할 수 없는 깊은 골이 생기게 되는게 힘겹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 나도 한번 갚아보고 싶다..
난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게 너무 안되네.. 적당히 넘기며 사는 인생이고 싶다
말을 통과해서 지나갈 수 있으면 좋으련만. 매번 그대로 가로막혀서 꽉 끼어버리다니 이거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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