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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숲을 터덜터덜 걷다가 고개를 들어 저녁하늘을 올려다보니 까만색으로 변한 나뭇잎이 무성했다.
시야를 꽉 채울만큼 풍성한 나뭇잎이었다.
까만색 하늘에 더 까만색 나뭇가지와 나뭇잎
그리고 그물치듯 하늘을 덮고 있는 잎사귀 틈 사이에 콕 박혀있는 점 하나
정말 작은 점이 빛나고 있었다.
하늘에 별 하나 찍혀있을 뿐인데 갑자기 왈칵 가득찼다
소리내어 엉엉 울면 이 복잡하게 엉킨 감정들도 쓸려내려가려나
도저히 스스로도 어쩌지 못하는 복잡한 마음들
생각이 이어지고 이어지고 이어지다가도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한곳에 다 얽혀버린다
뭐 어쩌잔거지 나는...
풀 수 없을만큼 뒤엉켜버리면 풀 때까지 이 감정에 머물러있어야 하는게 싫다
한 번에 씻겨내려갔으면 좋겠다. 주제에 희망찬 욕심이겠지
그냥 머물러 있어야하나
그러면, 여기에 한참 멈춰있으면, 실컷 앓고나면 이 감정도 흘러내려가지 않을까
그러면 더 이상 느끼지 않게될까
그 때 앞으로 걸어나가면 되려나
어딘가로 걸어가고싶다. 아무도 없고 그냥 나무, 풀,
하늘만 있는곳에서 바람쐬고싶다.
생각도 멈추고 그저 그냥 바라만 보고싶다.
원래 없던 것 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싶다. 그렇게 그렇게 있고싶다..
아무도 모르고 아무도 없는 푸른 하늘과 풀만 있는 광활한 곳에서,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고 시원하게 부는, 그저 한 줌 바람이고 싶다
떠다니는 바람
그냥 그냥 그 상태로 계속. 나부끼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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