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소한 기록/생각주머니

좌우명

by brabbit.93 배토끼 2020. 4. 21.
728x90
728x90

세상에 돌아다니는 참 많은 좌우명들이 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 왕관을 쓰려면 그 무게를 견뎌라... 글귀부터 명언, 어느 지식인과 유명인들이 남긴 말들까지 참 다양하다.
그런데 이상하다. 그런 문장들은 보면 공감되고 머릿속이 번뜩이다가도, 이상하게 마음에 남아있질 않았다.
삼키면 소화되어야 하는데 언제 삼켰냐는 듯 없어져있었다.

내 것이 아니었나 보다.
살아가는데 필요한 말이지만, 남아있지 않은 걸 보니 오래 기억하고 싶지 않았나 보다.

그래서 나는 내가 사랑하는 이들의 말을 빌려 그것을 좌우명으로 삼고, 누군가 물어보면 그것을 내밀곤 했다.
그저 그런 유명한 것들로 둘러대고 싶지 않았다.

그럴 때 내미는 건 종현의 '이해보다 인정'
태민의 '노력은 나를 포장하는 말이 아니다'였다.
그렇게 몇 가지 더 들고 다니며 내밀었던 것 같다.

 

 


그런데 최근에 그 대답으로 삼고 싶은 것이 생겼다.
'살아지는대로 살아가지 말고 생각하는데로 살아가자'

그리 대단치 않고 흔한 말일지라도 이 문장이 계속 내 마음에 머무른다.
조금 더 내가 좋아하는 식으로 문장을 다듬고 싶지만 이대로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사실 좌우명이라는거 굳이 자기 것이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살아간다면 그걸로 된 것 같거든, 나는.
그렇지만 그저 가끔. 어딘가, 도저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을 때. 그럴 때 꺼내어보면 좋을 문장 하나.
딱 그 정도로 삼고 가지고 있는다면 그건 좋을 것 같다.

너무 삶의 목표로 딱딱하게 삼고 싶지 않다.
그럼 거기에 삼켜져서 나는 그렇게 살아야만 해, 하고 어느새 치열해질테니까..
그러니까, 딱 그 정도로만.

728x90
728x90

'소소한 기록 > 생각주머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놈의 말말말  (0) 2020.05.22
불똥이 튀었다  (0) 2020.05.07
땅굴  (0) 2020.04.21
아침과 밤  (0) 2020.03.31
제주도  (0) 2020.03.28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