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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냥 뭘 느끼고 싶지가 않다
생각하는 걸 멈추고 싶다.
아주 작은 한 톨의 그 무언가도, 솜털같이 가볍고 사소한 것이라도 없었으면 좋겠다.
아무런 무게가 없을 만큼 희미하고, 나에게 영향을 미치지 못할 만큼 미약해도, 숨 쉬듯이 자연스러운 것조차 그냥 나를 지나갔으면. 나를 건드리지 말았으면.
생각이 너무 많아서 조금이라도 더 신경 쓰고 싶지 않다.
잔뜩 엉킨 실을 풀 수 없어서 가만히 있지만 그럼에도 가만히 있고 싶다. 집에 있어도 집에 있고 싶은 것처럼 말이야
가지처럼 뻗어나가는 생각이 그만 자랐으면 좋겠다.
생각을 덜어내고 빨리 잊어버리면 좋을 텐데.
생각이 많으면 많을수록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 같다.
감정이 이렇게 진하게 피부 안까지 파고드는 느낌은 꼭 감옥 같아서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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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 산책로를 천천히 걸으며 생각을 정리하려고 시도하지만 진행하기 어렵다.
그다음을 향해 갈 수가 없다.
차라리 텅 비어버린 채로, 아주 멀고 길어서 닿을 수 없는 길을 하염없이 걸었으면 좋겠다.
아무리 걸어도 걸어도 도착할 수 없는 길.
도착지가 없는 길을 계속 걷다가 그대로 바스라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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