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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기록/건강일기

복강경 수술 기록

by brabbit.93 배토끼 2021.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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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까지의 과정>

어느날 갑자기 배가 미친듯이 아파서 집에서 기어다니다가 겨우 타이레놀 1알을 먹고,
혼자서는 어떻게 못할 것 같아 119를 불렀다. 전화를 끊고나니 손이 떨렸다. 그리고 곧장 구토..
먹은게 없으니 약과 위액만 나왔다. 하필 배란일 근처. 생리도 끝났는데 왜이러지 싶었다.

그렇게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로 실려와서 피검사와 오줌줄, CT를 찍고 (뭐 하나 더 약맞고 누워서 검사한 것 같은데 기억이 안난다 / 심전도 검사였던가?) 링거를 맞았다.
CT결과 난소에 피가 고여있어서 산부인과 병동으로 이동해서 초음파 검사를 했다.
자궁 폴립과 난소에 있는 낭종을 제거하기 위해 바로 수술을 해야한다고 했고, 다시 응급실로 돌아와 수혈 동의서와 수술 동의서를 작성했다.
갑자기 하게 된 복강경 수술.. 살면서 이런적은 처음이라 너무 당황스러웠다.
난소에 있던 낭종이 터지는 바람에 피가고여 출혈이 있어서 결정할 것도 없이 수술을 하게된 상황.
먹은게 없어서 장시간 공복상태다 보니 곧바로 항생제 주사 테스트를 하고, 어떤이유로(기억안남; 혈관터짐 방지였나..?) 다리에 압박붕대를 신고 수술실로 들어갔다.
마취주사를 맞으면서 '잠드는 약 들어가요~' 라고 말씀해주시는 목소리를 들었는데, 그 뒤엔 기억이 없다. 그 다음 기억은 '환자분 정신이 드세요?'
의식이 들자마자 배가 너무 아파서 울면서 무통주사를 맞았다. 주사가 너무 독해서 바로 구토..ㅠㅠ
그 다음은 목마름&졸음과의 싸움이었다. 2~3시간동안 마취상태에서 입으로 숨을 쉬었으니 폐가 사막처럼 마른 느낌이 들 수 밖에.
그리고 3일동안 입원했고, 선홍빛 출혈이 한동안 나오다 서서히 멎었다.



<수술 당일> 21.11.05
금식. 물도 X. 입에 물이라도 적시고 싶었는데 그것도 못하게 하셨다.
그리고 마취상태에서 폐가 쪼그라들었기 때문에 다시 팽팽하게 펴지고, 건강하게 숨 쉬려면 잠들면 안된다고 하셨다.
마취 기운 때문에 미친듯이 잠이와서 계속 잠들지 않으려고 눈 부릅뜸. 숨도 후하후하 쉬려고 했는데 마음처럼 잘 안돼서 힘들었다.
피 주머니와 오줌줄이 연결되어 몸에 이물감이 느껴졌다. 항생제와 무통주사를 링거로 맞음
(무통주사 양을 훅 맞을 수 있는 버튼이 있었는데 너무 힘들면 누르라고 하셨다. / 대신 약이 세서 구역질이 날 수 있다고 하심)


<수술 1일 차>
오전에 오줌줄 제거 후 '소변보기' '방구끼기' 미션이 생겼다.
(오줌줄 미쳤냐 진짜 개아픔 내 인생에서 겪은 고통 중 1위..... 아래를 칼로 째는 듯한 고통 진짜 미친 두번 다시 겪고 싶지 않다..)
오후가 돼서야 소변보기에 성공했는데... 소변 나올 때 마다 억 소리남......
복강경 수술이 배에 탄산가스를 주입해 팽팽하게 만들어 공간을 만든 후 수술하는 방식이라 가스가 배출되어야했다.

점심으로 죽, 물 섭취 가능해짐. 저녁으로 일반식사 가능.피가 유착되지 않게 걸어줘야 한다고해서 병실 복도를 조금씩 걸어다녔다.
배 통증 때문에 혼자 일어나고 걷기가 아직 어려워 짝꿍의 도움을 계속 받았다.
부정출혈이 있어 바지가 자꾸 피로 흠뻑 젖는다.


<수술 2일 차 / 퇴원>
물 섞인 출혈이 계속되어 바지를 또 갈아입었다.

  • 오전에 일반식 식사
  • 모든 주사 제거, 피 주머니 제거 후 상처 소독
  • 입원한지 3일 째, 퇴원해도 된다고 하셔서 퇴원함
  • 식사 후 복용해야하는 약을 받았다. (소염진통제와 소화 돕는 약)

전날보다 잘 걷게되었다. 계단 오르기에 도전. 혼자 낑낑거리며 화장실 가기 가능.
그런데 저녁 때 부터 두통이 조금씩 올라왔다.


<수술 3일 차>
물 섞인 출혈이 계속되어 퇴원 후에는 입는 생리대를 입었다.
전날 저녁부터 이어지던 두통이 오전에 최대치로 몰려왔다. (손으로 쥐어짜는 듯한 통증+뒷통수 울림)
두통이 너무 세서 속이 울렁거리고, 음식냄새에 헛구역질이나 결국 다시 병원으로 갔다.
수술 후 부작용은 아니고 긴장성 편두통인 것 같다고 하셨다. 일단 응급실에서 진통제 주사를 맞기로 함.

왼팔

입원 전-후로 주사를 많이 맞아서 팔과 손목에 온통 멍이들어 결국 오른손 손등에 주사를 맞았다.
(미쳤냐 이것도 개아파서 욕나옴. 질질 짜면서 진통제 반쯤 맞다가 결국 못참아서 빼냈는데 그대로 멍이 들었다)
복용해야하는 약과 별개로 편두통 때문에 타이레놀 1알 복용.

<수술 4일 차>
타이레놀을 조금씩 복용하니 편두통의 강도가 꽤 약해졌다.
혼자서 식사 가능, 샤워 가능해짐. 수술 후 첫 대변 성공

<수술 5일 차>
수술 후에 배만 ET처럼 빵빵해졌었는데(체중증가) 5일째부터 가스가 잘 빠지는지 정상체중으로 돌아올 기미가 보인다.
전보다 걷기가 좀 편해졌고 아직 선홍빛 출혈은 계속되는 중.

<수술 6일 차>
두통이 많이 호전되었다. 산책도 하고있다. 청소기를 돌리고 빨래를 널었다.
아직 무거운 걸 든다거나 계단을 오르는건 조심해야하지만 생활반경이 조금 넓어진 듯.

<일주일 뒤 / 병원방문> 21.11.12
조직검사 결과 듣는날. 초음파 검사를 하고 배에 있는 실밥을 뽑았다.
수술은 아주 잘 된 편. 자궁내막증이 중증일 정도로 심했어서 수술할 때 긁어냈지만 생리를 시작하면 재발할 가능성이 거의 100%라고 하셨다.
그래서 자궁내막증 재발방지를 위해 호르몬 주사(폐경유도주사)를 6개월동안 한달에 한번씩 맞아야하고, 초음파 검사를하면서 계속 상태를 봐야한다고 하심.
자궁내막증 이 새끼 때문에 그동안 내가 생리만하면 그 고생을했던거구나.....(이마짚) 탁센이브 한통 다 먹던시절(욕욕욕)...

폐경유도주사를 왼쪽 팔뚝에 맞고왔다.
인터넷으로 서치했을 때 사람들이 배 근처에 맞는다고 한걸 봐서 궁금했는데, 의사선생님이 피하지방에 맞으면 되기때문에 팔도 상관없다고 하셨다.
주사 맞는동안 20대에 갱년기 증상이라니.. 앞으로 몸관리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후의 생활>

몸 조리를 위해 잠시 고향에 내려가있기로 했다.
짝꿍과 차를 타고 이동하는데 수술한지 아직 일주일밖에 안되어 그런지 평소보다 멀미도 훨씬 심하고 한자세로 이동하는게 너무 불편했다.
원래 멀미가 심하긴하지만 도저히 견디기 힘들다고 느껴졌다. 너무 힘들어서 중간에 타이레놀 1알 먹고 잠듬.
집까지 가는데 거의 7시간이 걸린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냥 몸도 7시간 차타면 힘든데 수술 후 일주일 뒤니 오죽했을까 싶음)
부모님집 도착해서 거울보니 눈밑이 퀭하고 얼굴이 하얗고 누렇게 질렸다.

  • 운동
    아직은 거동이 불편해서 차를 타거나 계단을 오르려면 시간이 한참 걸린다.
    그냥 걷는건 많이 좋아졌지만 순간순간 체력이 훅 떨어지는게 느껴져서 조심해야함. 확 어지럽다.
    그래도 적당히 걷는건 좋으니까 집앞을 조금씩이라도 걸으려고 노력함.

  • 식사
    배부르면 힘들어져서(복강경 수술 때문에 배가 빵빵해져서 그런 것 같다) 적당히 배부른 듯 하면 식사를 마무리하는편.
    간식으로는 과일(샤인머스캣, 귤, 토마토, 키위, 감 등) 그리고 마시는 요거트, 구운계란, 고구마 같은 건강식으로 먹으려고 노력했다.
    되도록이면 환장했던 디저트 종류와 빵, 커피는 최소한으로 섭취하려고했고 과자, 아이스크림도 안먹으려고 시도해봄.
    (그래놓고 뭣도 모르고 퇴원 당일에 떡볶이+라볶이 먹음ㅎ.... 배스킨라빈스도....ㅋㅋㅋㅋㅋㅋ 진짜 조심성 없었다 휴;;)

몸 보신으로 먹은 장어구이!

그 후로 자궁내막증과 난소 낭종, 자궁 폴립, 복강경 수술에 대한걸 이것저것 찾아보게되면서 좀 더 관리를 해야할 필요성을 확실히 느꼈다.
특히 조직검사 결과를 듣고 더더욱. 폐경유도주사에 대비해서 체력을 끌어올려야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 1주 뒤
    무른변+잔뇨감이 한동안 계속되었다. 여러번에 걸쳐서 자꾸 대변을 본다. 수술의 후유증일까?
    조금 불안해서 병원에 전화해 물어보았지만 딱히 이상은 없을거라고한다. 너무 신경쓰지말고 평소대로 생활해야겠다.
    아직은 쉽게 지친다. 생리할 때 처럼 아래쪽으로 묵직한 느낌이 계속 든다.

  • 2주 뒤
    배란일 근처라 그런지 냉의 양이 늘었다. (계란 흰자같음) 가스가 거의 빠졌는지 정상체중으로 돌아왔다.
    산책을 좀 더 자연스럽게 하게 됐다. 한번씩 얼굴이 뜨거워졌다고 느낄 정도로 열이 좀 오른다.
    반팔과 긴팔을 번갈아입곤함. 떨어진 체력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ing💪🏼

  • 3주 뒤
    아직 계단 조심 중. 무거운 것도 조심하기위해 설거지도 피하고있다.
    행동 반경이 꽤 많이 자연스러워졌다. 잘 때 옆으로 새우잠은 아직 못자지만(돌아 누우면 약한 통증 & 불편함 때문에 저절로 바로 눕게 됨) 양반다리도 하고 무릎을 세워서 앉는 것도 가능.
    산책할 때 빠른걸음이 어느정도 가능해졌다. 커피는 라떼 연하게 두번정도 마심. 디저트도 딱 두번ㅋㅋ
    물도 따뜻하게 마시려고 함.

 

자궁내막증과 호르몬주사를 이겨내기 위한 노력 <1>

<복강경 수술 한달 뒤 몸 상태 기록> 수술 후 첫 생리 - 복부통증이 확실히 많이 줄었다. 약도 탁센이브 2-3알 정도로 그침. 밑 빠질거같던 하복부 통증도 없음. 생리 후 부정출혈이 10일 정도로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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